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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대규모 구조 조정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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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들이 주요 품목 특허 만료를 앞두고 대규모 구조 조정에 나서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이전 계약 해지와 수출 기회 확대 사이에서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1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가 전체 직원의 8%에 달하는 6000여 명을 감원하며 본격적인 구조 조정에 돌입했다. 이번 조치는 연간 30억 달러(약 4조원)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중장기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2027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화이자도 같은 기간 동안 77억 달러(약 10조65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일부 파이프라인 정리, 연구개발(R&D) 재편, 공장 통합 등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모더나 역시 향후 2년간 각각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 15억 달러(약 2조74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예고했다.

이들 빅파마가 대규모 구조 조정에 나선 배경은 주요 품목의 매출 감소 예상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는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키트루다는 올해 2분기 머크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 세계 1위 매출 의약품이다. 화이자와 BMS가 공동 개발한 항응고제 '엘리퀴스'도 같은 해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며, 지난해 화이자 전체 매출의 12%에 해당하는 74억 달러(약 9조9000억원)를 기록한 주요 품목이다.

통상적으로 특허가 만료되면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복제약)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다. 실제로 BMS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2억6900만 달러(약 15조5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 등 주요 품목이 제네릭 출시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결과다. 이에 따라 주요 품목의 매출 공백을 메울 신약이 개발되기 전까지, 구조 조정을 통해 재무적 대응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제약사의 구조 조정 움직임을 예의주시 중이다. 이로 인해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되거나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노피는 2019년 저성장 분야의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조 조정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듬해 한미약품으로부터 도입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을 중단,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유한양행 역시 올해 초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전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를 반환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구조 조정으로 인한 파트너십 파기는 단기적으로 볼 때 위기일 수 있지만, 반대로 파이프라인 수출 등 기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기에 미국, 유럽 등 바이오 선진국이 약가 인하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 간소화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따라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에서 직판 전략으로 이미 시장에 안착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10종, 유럽에서 11종의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빅파마들이 중국 기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투자하는 등 눈을 돌리고 있다"며 "자금 조달 패턴도 초기 단계의 바이오벤처에서 임상적으로 검증된 프로젝트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간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바이오텍 산업에 눈여겨 보고 있는 빅파마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영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바이오 기업은 총 48건의 해외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했으며, 선불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합한 규모는 337억 달러(약 47조원)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10건, 총 87억6000만 달러(약 12조원)로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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